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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매출 3천이면 괜찮은 거 아니냐

매출 3천. 그 숫자 보고 다들 "대박났네" 하더라고. 나도 그랬으니까. 근데 통장 잔고는 왜 늘지 않았을까. 2019년 가을, 합정 쪽에서 룸 빼고 나온 뒤로 자주 생각하는 장면이 있다. 담배 하나 붙이고 카운터 앞에 앉아서 마감 장부 들여다본 그 순간.

숫자로 보는 원가의 실체

월 매출 3천이면 괜찮은 거 아니냐고? 기본적으로 매출의 38~42%는 인건비로 나간다. 여기서 인건비라 함은 매니저 월급, 도우미 페이, 청소아줌마(아줌마) 월급 전부 포함이야. 1인당 시급 1만원 기준으로 풀 타임 3명 돌리면 한 달에 1천 넘게 까진다. 거기에 2부제나 야간 특근 붙으면 말도 못 해.

두 번째로 칼같이 빠지는 게 주대. 소주, 맥주, 양주 세트에 마진율 60%라지만 그건 말장난이야. 실제 벌크 구매가로 계산하면 소주 한 병당 200원 남짓 남는 거고, 양주는 브랜드 따라 10~15%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위스키 세트로 30만원 뜯으면 포장비, 코크, 아이스까지 빼고 순수익 2만원 남는 게 현실이다.

왜 3천이면 망하냐고?

rent(임대료)가 있다. 합정역 1번 출구 기준 30평 기준 보증금 5천에 월세 350. 여기에 관리비 50 붙으면 고정비만 400이야. 여기서 관리비라 함은 전기세, 수도세, 소방점검비, 간판 유지비까지 포함되는 거고.

보정해야 할 변수가 하나 더 있어. 룸 단위 서비스업 특성상 예약률 변동폭이 크다. 평일 30% 안 되는 날이면 인건비만 축내면서 일해야 해. 화요일 저녁 빈 룸 5개 돌리는 거, 그거 적자 수준이야. 거기다 2020년 이후로는 예약 시스템 수수료도 붙었다. 플랫폼 예약 1건당 3~5% 떼는 거, 월 200건 처리하면 150만원가량 나간다.

자세한 내용은 상세 정보 확인에서 더 보긴 했는데, 핵심은 이거야. 매출 3천이면 부가세 300, 원자재비 700, 인건비 1200, 임대+관리 400, 플랫폼 수수료 150. 남는 게 250 정도. 거기서 대표가가져(가져)가는 돈은 세전 기준이야.

실패가 가르쳐준 것

6개월 만에 문 닫을 때 깨달은 건 단순하다. 룸 단위 서비스업에서 가장 위험한 건 "매출 착각"이야. 3천 찍으면 남들이 부러워할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내 지갑에 들어오는 건 250 정도. 그마저도 세금 때리면 반 토막.

가장 피해야 할 선택은 이거다. 매출 목표를 잡고 인원을 늘리는 것. 인원 늘리면 인건비가 비선형으로 늘어나면서 이익은 제자리거나 오히려 줄어든다. 매출 3천에서 4천으로 올리려면 인원 30% 이상 증원해야 하는데, 그때 마진율은 오히려 22%에서 15%로 떨어진 거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결국 중요한 건 매출이 아니라 매출 대비 고정비 비율이야. 35% 이하여야 최소한 본전은 하는 구조인데, 합정 기준 그 선을 넘는 업소가 절반 이상이었다.